현대바이오 CP-COV03 임상2상 '성공'
현대바이오 CP-COV03 임상2상 '성공'
  • 정세연 기자
  • 승인 2023.03.1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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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바이오사이언스 서울사무소 전경. (제공= 현대바이오)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서울사무소 전경. (제공= 현대바이오)

 

[한국사회복지저널] 현대바이오사이언스(대표 오상기)의 코로나19 치료제 CP-COV03가 임상2상의 1차 유효성 평가 결과 증상 개선에 소요되는 기간을 대조군 대비 4일 단축했다.

현대바이오는 10일 CP-COV03의 임상2상 탑라인(topline)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12개 증상을 대상으로 한 CP-COV03의 1차 유효성 평가 결과는 특히 신뢰도 99% 이상에서 나온 것으로, 통계적 유의성을 인정받았다.

이로써 CP-COV03는 임상2상에서 FDA 기준에 따른 1차 유효성 평가 지표를 세계 최초로 충족한 치료제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지난해 11월 일본 정부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시오노기제약의 조코바는 5개 증상 개선 소요 기간 단축을 1일(24.3시간)이라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임상에서 1차 유효성 평가시 발열, 기침, 인후통, 두통 등 총 14가지 증상을 평가하도록 가이드라인으로 제시, 세계 각국이 이를 신축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1차 유효성 평가 지표는 임상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통계적 유의치를 충족해야 과학적 객관성을 인정받는다.

일본 시오노기제약의 조코바는 임상2상에서 12가지 증상을 대상으로 한 1차 유효성 평가 지표 충족에 실패, 임상3상에서 평가 증상을 5개로 줄여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11개 증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 (EPIC-SR)에서 1차 유효성 평가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CP-COV03는 이번 임상에서 혈액 중 약물농도가 높아질 때 바이럴로드(viral load, 바이러스 수치)가 줄어드는 경향을 신뢰도 99% 이상에서 나타냈다. 이는 CP-COV03의 약물농도와 바이럴로드 간 상관관계가 인체 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것이다.

CP-COV03의 주성분 니클로사마이드는 코로나19를 포함해 31종의 바이러스질환에 대한 효능이 글로벌 연구기관들의 연구결과로 이미 밝혀져 있어, CP-COV03가 코로나 치료제를 '신호탄'으로 범용(broad-spectrum) 항바이러스제로 탄생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CP-COV03는 안전성 평가에서도 중대한 이상반응이 관찰되지 않았다.

현대바이오는 이번 탑라인 결과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 등 관계당국에 제출하고 임상2상을 통해 발견한 최적투여량(300mg)으로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위한 준비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시오노기의 조코바도 임상3상에서 125mg, 250mg 두 용량을 테스트하여 이 중 최적투여량인 125mg으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는 아울러 임상 결과를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 국제기구 및 기관에 전달하고, 넥스트 팬데믹 대비 차원에서 현재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대와 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다.

현대바이오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19세 이상 성인 중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감염환자 300명을 100명씩 3개 군으로 나눠 CP-COV03의 임상을 진행했다.

■   "임상 3상에 준하는 임상대상자 규모"

현대바이오가 이번 임상 참여 모집인원을 300명으로 한 것은 긴급사용승인 신청과 관련된 결정이었다.

회사는 당초 모집인원을 통상적인 임상 2상 인원보다 많은 180명으로 계획했다가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고려, 관계기관들과 협의를 거쳐 모집인원을 3상 규모에 준하는 300명으로 확대했다. 긴급사용승인 신청에 필요한 통계적 유의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임상 모집인원은 2상의 경우 50~200명, 3상은 300~1000명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코로나 사태 종식 위해선 치료제 꼭 필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이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 등을 이유로 '위드 코로나' '엔데믹' 선언 등 보건정책 변화를 모색 중이다. 이는 확진자 수 감소 등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 등을 줄이기 위해 불가피하게 정책을 변경하는 고육지책적 측면도 크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아직도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고, 사태를 종식할 만한 확실한 치료제가 여전히 없는 실정이다. 특히 코로나19 변종인 오미크론이 대세를 이루면서 예방용 백신 접종률마저 떨어지고 있어 코로나 치료제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 관한 어두운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의 트레버 베드포드 교수는 이달 초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매년 미국인의 50% 정도가 코로나에 감염되고, 10만명 이상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엔데믹 선언 움직임에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진정한 코로나 엔데믹을 위해서는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이는 전문가들이 국내외에 적지 않다.

"백신은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중요하고 효과적인 도구이지만, 유일한 도구는 아니다.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새로운 변종이 인류가 백신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빨리 등장함에 따라 치료제의 개발은 입원과 사망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어선이 될 것" <미국 퍼듀대 제롬 애덤스 교수>

"또다른 오미크론 하위변위가 나타나면 언제든지 재유행이 발생할 수 있어 아직 엔데믹에 도달했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고려대 구로병원 김우주 감염내과 교수>

■   니클로사마이드 약물재창출 첫 사례

이번 임상에서 CP-COV03는 혈액 중 주약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의 농도가 높아질 때 바이럴로드(viral load, 바이러스 수치)가 줄어드는 경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유의확률은 300mg군 0.0035, 450mg군이 0.0009로 모두 통계적 유의성을 인정받았다.

이는 인체에서 니클로사마이드의 항바이러스 유효농도가 관찰되고, 이에 따른 바이럴로드 감소가 관찰된 첫 사례이다. 이로써 CP-COV03는 주성분 니클로사마이드의 약물재창출 최초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1950년대 바이엘이 출시한 니클로사마이드는 사스, 메르스, HIV, C형간염 바이러스 등 광범위한 항바이러스 효능이 알려지면서 국제적 주목을 끌었으나 낮은 생체이용률이라는 한계를 기술적으로 극복하지 못하여 오랜 세월 항바이러스제로 약물재창출 되지 못한 약물이다. 현대바이오의 CP-COV03는 약물전달체(DDS)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2020년 니클로사마이드의 생체이용률을 최고 43배 끌어올리는데 성공해 개발된 항바이러스제이다.

limited9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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